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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영 2집 - a tempo

이게 얼마만일까? 이야기를 하자면 길다. 내가 오소영을 만난건 아마도.... 90년대 언제였던거 같은데.... 그 이후로 이 사람의 음반이 또 나올까를 기다렸다. 어떻게 보면 참 오래 기다린 셈이다. 나에겐 더욱 그렇다.. (사실 솔직히 말하면, 내 평생... 지금껏... 유일하게 팬클럽에 소속되어있다. 물론 팬클럽에는 나가지 못했다. 다른 팬들과 나와의 나이 차이가 너무 많아서... 푸하...) 어찌되었든, 유일하게 나로 하여금 팬클럽 가입 버튼을 누르게 만든 사람이다. 그 사람이 오랜 시간을 돌고 돌아서 왔다고 한다. 이걸 어떻게 하란 말인가....^^ 뭐, 내가 팬클럽소속이라는 말을 이미 들었기 때문에 이건 뭐~~ 라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다른 것을 다 무시하고 보더라도 이제는 포크에서는 남은..

우연의 음악 2009.12.09

건메탈블루스 - 이병곤 연출

이 글을 쓰기가 좀 그런데... 다른 이유가 아니라 본지 너무 오래되서 기억이 잘 안난다...^^;; 그녀를 찾는 마지막 퍼즐게임이라는 카피처럼 미스테리..를 표방한 뮤지컬이다. 약간은 산만한 느낌..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긴 한데... 뭐, 그것도 나쁘지는 않다. 영화도 그렇고, 연극도 그렇고, 뮤지컬도 그렇고.. 그 밖의 공연도 마찬가지인데... 하나의 장면... 그것만 있으면 된다. 그것만 있으면... 왜 이걸 만들었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그것.이 있으면 된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그런 면에서 보면 건메탈블루스는 매우 좋은 뮤지컬이었다. 후반부로 들어가면서 '허걱~~ 이 장면 죽인다..'했단 장면이 있었으니까.. 조금만 앞의 전개가 좋았다면, 눈물이 벌컥 나올뻔..

백야행 - 하얀 어둠 속을 걷다 / 박신우 감독

영화를 보기 전까지도 영화에 대한 기대는 전혀 없었다. 단지 한석규님은 왜... 또... 형사를 한다 했을까.. 하는 생각정도.. 배역을 선정하는데 그렇게 신중한 사람이 또 형사를 하는 것에는 무슨 이유가 있겠지.. 싶기도 하면서... 원작을 본 사람들의 아쉬움에 대한 의견은 많으나, 영화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다. 오히려, 스릴러와 러브스토리가 서로 겉도는 느낌이 든다는 아쉬움. 그것은 손예진이 원인일지도 모르겠고... 뭐.. 그렇다고 해서 '못했다~~'라는 건 아니고.. 아쉽다는 것. 잘 할수도 있는데... 뭔가 이해할 수 없었던 감정이 있지 않았나 싶은... 혹은 너무 복합적인 인물을 시도한 것은 아닐까 하는... 한석규, 고수 등의 열연에 비하면 너무 어정쩡하더라는... 손예진에 비하면 고수는 분..

호우시절 - 허진호 감독

허진호 감독의 최근작. 역시 사랑 영화는 허진호 감독이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드는 영화다. 뭐, 보는 사람들에 따라서는 허 감독이 좀 달라졌는데.. 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사랑이란게 그런거 아니지 않나.. 호우시절 이전의, 근래 허진호 감독의 영화들이 좀 힘들었던 면이 있었긴 하다. 아마도 허 감독도 힘들었는지도.. 하지만 사랑이란게 "내가 다시 사랑을 하면 사람이 아니다..."했다가도 마치 사고처럼 다시 시작하는 것 아니던가..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건 사랑이라고 했던 러시아의 어떤 작가의 책을 읽지 않아도 그런 정도는 다 아는 거 잖아.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절했기 때문에, 냉소적인 태도를 보일 수도 있는 법이다. 그렇게 이번 영화에서는 허진호 감독의 예전의 따스한 마음이..

자작나무

인생이 정말 길 없는 숲 같아서 얼굴이 거미주에 걸려 얼얼하고 간지러울 때 그리고 작은 가지가 눈을 때려 한쪽 눈에서 눈물이 날 때면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진다. 이 세상을 잠시 떠났다가 다시 와서 새 출발을 하고 싶어진다. 내가 매일 보고 있는 신경숙 작가의 인터넷 연재 소설에 나온 로버트 프로스트가 쓴 시. 소설도 참 괜찮은데, 유난히 이 시가 왔다. 오랜만에 시가 왔다. 누구에게나 있을 그런 시절이 아마 내게도 있는가보다. 그때로 돌아가면 언제나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풋.. 하지만 그 시절로 돌아갈 방법은 없다는 것. 그리고 그 때로 돌아간들 다른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까.. 눈물이 날 때면 돌아가고 싶은 시절이나, 그 시절로 가서도 눈물이 그칠리 없다는 걸 잘 아는 나이. 그렇지만 오늘 ..

20091123

블로그에 글을 쓰지 않은지 참 오래 됐다. 특별히 글을 이제 그만 써야지 했던건 아닌데... 요즘엔 글을 쓰려고 들어오지 않게 되네... 오래전에 봤던 영화는 아직 리뷰도 올리지않았건만 이미 극장에서 내려갔고, 기다리다가 오프닝 하는 날 본 뮤지컬도 이제는 막을 내렸다. 와~ 이건 오랜만에 물건인데... 하는 사람의 노래는 듣다듣다... 이젠 다른 노래가 mp3 플레이어에 들어갔다. 책은 그 동안 본 책이 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래도 한동안 나와 시간을 보낸 것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무엇인가 적어야겠다고 생각을 하는데.. 흠... 오늘은 하나라도 적을 수 있을까... 나.. 이렇게 사는게 정상이야? 라고 물으면 또 누군가는 말할거다. 이제 정신차리는 거라고.. 지금이 정상이라고.. 다른 사람..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 박민규 作

박민규 작가와 내가 만난 첫번째 작품. 일전에 지나가는 길에 그를 만난 적이 있었다. 친구를 기다리는 길이었지. 언제나 그렇듯, 우리의 약속 장소는 서점이었고... 조금 일찍 약속 장소에 나간 나는 이런 저런 흥미로운 제목의 책을 펼쳐보기를 반복하고 있었는데... 그때 나의 눈을 사로 잡는 제목이 있었다. '지구영웅전설'... 다른 이유는 하나도 없이 그냥 제목만으로 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하던.. 그.러.나. 그게 그와 나와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처음 몇장을 보는 동안 도대체 공감할 수 없던 내용들, 문체.. 특히나 그 당시는 - 지금도 여전히 남아있지만 - 지나치게 가벼운 말투의 소설은 좋아하지 않았다.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내는 혹은 그것이 스스로의 개성을 들어내는 것이라고 느끼는 치기 어린 아..

환상의 책 2009.10.14

그 남자 흉폭하다 - 기타노 다케시 감독

오랜만에 보는 기타노 다케시. 그렇지만 그는 회춘을 했는지 너무 젊어졌다. 다름이 아닌, 그의 데뷰작. 너무나 젊어진 기타노를 보는 보고 있는 기분이란.. 요즘 좀 지지부진한 느낌이 없지 않은데, 꽤 괜찮은 데뷰작을 가진 감독이라는 새삼스런 감탄... 혹은 되는 사람은 이미 데뷰작에서도 떡잎을 보인다는... 훗날 대표작으로 분류될 여러 작품의 원형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는 영화다. 원형이라 말그대로 아주 날 것의, 그런 느낌이 난다. 그렇지만 그래서 더 생생하게 기타노를 느낄수있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기타노의 작품은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어떻게 저런 유머를 저런 상황에서 날리나... 싶기도 하고.. 그것에 대해 반응을 보이는 나 자신도, 내 주변의 사람들도 모두 참 낯설다는 것. 피를 흘리면서, 웃음도 ..

뉴트롤스 with 오케스트라 Concerto Grosso Trilogy - 고양 아람누리

이제는 한달이나 지난 공연.. 하지만 바쁜 이유때문인지 얼마전에 본 공연인 듯 느껴진다. 두번째 만나는, 비토리오의 공연까지 포함하면 3번째 뉴트롤스 공연이다. 좋은 사람이 자꾸 본다고 질릴리 없는 것처럼 이들도 자꾸 본다고 해서 질리지 않는다. 이번 공연은 시완에서 준비를 한 이유도 있겠고, 두번째 내한이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아주 매니아를 위한 공연인 듯 느껴졌다. 다시 말하자면, 지난 번 LG아트센터에서 했던 공연보다 말랑말랑한 곡이 많이 빠졌다는.. 그래서 더 좋은 면이 많았던 공연이었다. 오프닝으로 준비된 이상은의 피아노 연주도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높혀주기에 충분했다. 단지 소리가 좀 자리를 못 잡은 것 같아서 약간 아쉬움은 있었다. 이전 내한 공연에서 느꼈던 아쉬움을 메우기 위해서였는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