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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사이공 (20060822)

미스 사이공 날이 참 맑은 날이었다. 남부지방에 걸려있는 태풍의 마지막 흔적으로 인해 강한 바람이 먼지를 다 날리고, 구름도 멋지게 만들어버렸던 날. 사진기를 가지고 나갔다면 연신 셔터를 눌러댔을 날이었다. 이런 날 나들이거리가 있다는 것이 오히려 다행스러웠다. 성남아트센터로 갔다. 뮤지컬에 대한 호기심으로 보는 2번째 공연.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4대 뮤지컬이니 뭐니 하는 것에 대한 이유를 알 법하더라는 것. 사람들에게 쉴새없이 볼거리와 들을거리를 제공해준다. 조금 쳐진다 싶으면 대형 춤장면이 나온다거나, 그것이 좀 지루할 법하면 감성적인 노래가 나온다거나... 하지만 무엇보다 신선했던 건 비장한 느낌마져 드는 곡들이었다. 비장감과 신선함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내가 들었던 바로는, 일반적으로 ..

SNOWSHOW by Slava (20060821)

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우쇼' 2년만에 다시 보는 공연이다. 당연히 좋은 공연이기도 하지만 내게는 여러가지 개인적인 추억으로 더 많이 기억되는 공연이기도 하다. 아마 이 블로그를 시작한것도 스노우쇼를 보고 난 직후가 아니었나 싶다. 공연을 열심히 보러다니기 시작한 것도 이 공연 이후였던 것 같고... 새롭게 꿈을 꾸게 하기도 했던 공연이었다. 말 그대로 꿈!이었던 것이긴 했지만.. 예전에 봤던 기억이 있어서 보면서 자꾸 이전 공연과 비교하려고 하는 마음을 떨쳐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사실 이건 스스로 불행한 길을 찾아가는 것에 가까운 일인데 말이다.) 최대한 처음보는 사람의 마음으로... 이전에 즐거웠던 장면, 행복했던 장면에 대한 기억이 없는 듯 보려 했다. 처음 공연에서는 몰랐는데, 이 공..

뮤지컬 '김종욱 찾기' (20060807)

뮤지컬 '김종욱 찾기!' 요즘에 꽤 많은 관객을 불러모은 뮤지컬이란다. 가끔 광고를 통해서 보긴 했지만 내가 볼 일은 없지 않을 까 생각했었는데, 어찌어찌하여 보게 됐다. 뭐, 아는 사람이야 알겠지만 내가 한때는 뮤지컬이라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던 적이 있어서 소극장에서 뮤지컬 볼 일은 평생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사실 이번에 공연을 본 것도 근래 들어 소극장을 중심으로 부는 창작뮤지컬 붐에 대한 궁금증때문인 면이 있었다. 뭘 보러가는 걸까하는 것에 대한 궁금증. 김종욱 찾기는 그랬다. 이야기자체가 말랑말랑하고 재미난 것이라, 말 그대로 보는 동안은 별 생각없이 즐겁게 즐길 수 있었다. (하하하, 별 생각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게 가장 중요한 거지, 무슨 시비를 걸려고 삐딱하긴..) 오만석군의 여성팬들..

보리스 에이프만 - 돈주앙과 몰리에르 (20060728)

보리스 에이프만 발레단 - 돈 주앙과 몰리에르 관람한지는 꽤 지났는데 그동안 정리하기 귀찮아서 던져두고 있었다. 워낙 좋은 평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궁금함때문에 보러갔는데, 역시 좋다고 하는 사람들은 이유가 있다. 아마도 내가 본 무용공연중에 가장 무거운 주제를 가진 공연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보러가기 전에 아니 이런 이야기를 무용으로 하겠다고.. 이거 참 난해하겠군.. 싶었다. 뭐, 역시나.. 생각했던 것처럼 쉬운 공연은 아니었다. 하지만 생각처럼 난해하지도 않았다. 언젠가 봤던 인터뷰 기사에서 영화 대부를 감독한 코폴라 감독이 이런 말은 한적이있다. 그 당시 모 영화제 심사위원장이었던 것 같다. "이 영화가 좋은 영화인지는 확실한데 얼마나 좋은 영화인지는 몰랐어요. 하지만 오늘은 알것 같군요. 여..

매튜 본의 가위손 (20060727)

매튜 본 댄스 뮤지컬 - 가위손 (Matthew Bourne's Edward Scissorhands) 무지무지 기다리던 공연이었다. 아마도 영화 가위손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기다리는 공연이 아니었을까 싶다. 하지만 '공연을 즐겨보자'의 입장보다는 '흠~~ 가위손을 한다고... 그래, 어디 한번 해봐'하는 입장에 서기 쉬운 까닭에 흠잡기에 혈안이 될 가능성이 높기도 하다. 물론 나 역시 후자의 입장을 버리기 위해 꽤나 노력을 하면서 공연을 봤다. 내 옆자리에 나이가 50대 전후로 보이는 부부가 앉아있었다. 사람을 차림새나 간간이 들리는 대화로 판단할 수는 없는 문제이긴 하지만, 그다지 공연이나 문화와는 관계가 없는 분들 같았다. 하지만 공연은 더 잘 즐기시더라. 원작을 몰라서 더 즐겁게 볼 수 있었..

P.F.M. (20060510)

P.F.M.(Premiata Forneria Marconi) 내 학창시절을 풍요롭게 만들어줬던 여러 가지 요인 중에서 이들을 빼고 이야기를 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어느 날 “너도 어둠을 벗어나, 광명의 세계로 오렴..”이라는 말과 함께 친구가 건넨 테이프에 녹음되어 있었던 음악들. 과장된 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분명 광.명.이 맞았다. 그렇게 듣기 시작한 70년대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럽 각국의 음악들. 뭐 그걸 음악적으로 어떻게 분류를 한다는 건 중요한 게 아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한번도 그들의 연주를, 노래를 직접 듣는 것을 생각한 적이 없었다. ? 항상 기대는 했지만, 이미 오래 전 음악이고 지금 활동을 하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조차 확인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에… 그러던 중에..

새로운 기대로... (20060109)

한동안 메일조차 확인하지 않고 지낸 것에 대한 항의였을까.. 기분 좋은 소식이 와 있었다. 드디어 모 공연장의 2006년 기획공연 스케줄이 발표된 것!! 2006년 기획공연 스케줄 발표만 가지고도 충분히 흥분했을텐데.. 이번엔 예상밖의 선물이 있었으니.. 지금 시간도 잊어버리고 친구녀석에게 전화를 하고 말았다. - 물론 자다 일어난 녀석은 이게 한 밤중에 왜 ㅈㄹ이냐~~ 하는 목소리다. 무엇보다 반길만 한건 항상 하반기에는 대형뮤지컬을 장기 공연하던 것을 올해는 하지 않는단다.. 고로 일년 내내 즐거울 수 있게 됐다. 오늘 결정한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볼 공연.. 아마도 이외에도 한두개 더 추가 되지 않을까 싶다. PFM의 내한 공연 올해 공연 일정을 보고 나를 가장 설레이게 만든 공연.. 그것도 올..

메일링 서비스.. (20050913)

메일을 정리하다 느낀건데, 공연과 관련된 곳에서 정기적으로 오는 메일이 꽤 많다. 공연장에서 오는게 3~4개 되고.. 극단에서 오는게 3~4개된다. 그게 어떤 류의 사이트든 메일링 서비스를 받는 것은 일종의 공해에 가깝기 때문에 아무 사이트에나 메일링 서비스를 신청하진 않았다. 혹여, 신청하지 않은 곳에서 오면 난 반드시 메일보내지 말라고 메일을 보내거나 전화를 한다. 메일을 지우는게 훨씬 편한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싫은건 싫은 거니까.. 어찌되었든... 공연과 관련된 메일들은 나와 한번이상 인연이 있었던 극단이고, 공연장이다. 메일을 확인하다 보니 공연을 본게 언제였는 지 까마득하게 느껴져서...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에는 공연을 하나 봐야겠다. 누가 보여주면 진짜 좋을 거 같긴한데... 내가 그 동안..

고란 브레고비치 - 웨딩 앤 퓨너럴 밴드 (20050627)

고란 브레고비치(Goran Bregovic), 웨딩 앤 퓨너럴 밴드(Wedding & Funeral Band) 내가 올해 지금까지 본 공연중에 최고의 공연이었다고 감히 잘라 말할 수 있을 공연이었다. 공연을 보기 전부터 에밀 쿠스트리차 감독의 영화를 통해서 고란 브레고비치의 음악을 좋아하긴 했지만 실제 공연을 보고 이렇게까지 열광하게 될거라고 생각되지는 않았다. 실제로 음반으로 들을 때는 최고라는 생각이 들기에는 연주가 정교하지 못 하다는 미련한 생각을 했다. 공연을 보고는 알았다. 그게 그 음악이 진짜 맛이었다는 걸. 정교하게 짜서 녹음하지 않은 것 뿐이었다는 걸. 브라스가 주는 풍성한 감성의 음색과 알아들을수는 없으나 집시의 언어로 불리어지는 보컬은 머리를 거치지 않고 바로 심장으로 향하는 것 같다...

백조의 호수 - 매튜본 연출 (20050626)

매튜본의 댄스뮤지컬 - 백조의 호수 남자 백조가 등장한다고 해서, 영화 빌리 엘리어트의 마지막 장면에 등장해서 유명해졌다고 하는 매튜본이 연출한 백조의 호수. 남자 백조가 등장하는 것이 뭐 그렇게 다를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었는데 보고난 후의 느낌은 확실히 다르다. 였다. 남자 백조가 등장함으로 더 많은 방향으로 해석할 여지가 생기게 되었다고 생각된다. 뭐.. 이런 이야기를 떠나 남자 댄서들의 움직임이 이렇게 우아하고 멋질거라고 기대하지는 않았다. 아마도 매튜본의 능력이 아닌가 싶다. 아마 앞으로도 능력이 되는 한에서 매튜본의 공연은 매번 보게 될거 같다. 호두까기인형을 보고 참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백조의 호수에 비하면 좀 모자르다.^^ 그래도 올해 영국에서 공연한다는 가위손을 내년 국내에서 공연할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