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하는 저녁 - 에쿠니 가오리 作 한 남자와 인생을 공유할 때의, 흔해빠진 일상에서 길어 올리는 행복, 믿지 못할 기적 같은 순간의 축적. 예를 들면 겨울 아침, 다케오 옆에서 당연한 일이듯 눈을 뜨는 것. 차가운 발을, 건장하고 따스한 생명력에 넘치는 다케오의 발에 휘감을 때의 안심감. 뿌연 유리창.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몇 분. 예를 들면 역에서 거는 전화. 일을 끝내고 돌아오는 다케오의 목소리. 드러누워 열심히 추리 소설을 일고 있던 나는, 그 순간, 모든 것을 떠울린다. 만남에서 그때까지의 모든 것을. 예를 들면 일요일 낮의 섹스. 신나게 늦잠을 자고 깼다가 몇 번이나 권태로운 섹스를 하고 그대로 잠들어버린다. 다시 눈을 뜨면 저녁이고, 둘 다 배가 고파 어쩔 줄 모른다. 그래서 동네 메밀국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