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1 240

김훈씨의 인터뷰를 보다. (20050822)

TV를 통해 작가 김훈씨의 인터뷰를 봤다. 김훈씨의 소설을 읽은 적은 없지만 간간이 봤던 글은 항상 인상적이었다. 딱 적절한 단어와 적당한 표현으로 명확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할 줄 아는 작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이 소설을 쓰는 작가이든, 영화를 만드는 작가이든, 그림을 그리는 작가이든.. 작가의 인터뷰는 작가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의 인터뷰도 그랬다. - 물론 아직 온전히 한편의 소설을 읽은 적은 없지만 읽게 된다면 이해의 폭이 넓을 것은 분명하다. 새롭게 인식하고 깨닫게 된 부분들도 많았고 나는 참 '그 까이꺼 대충'하면서 살았던 부분이 많았다는 것에 부끄럽기도 했다. 역시 중요한건 어떤 현상, 사실에 대해 명확한 인식을 하고 그것에 대한 분명한 ..

고래 - 천명관作 (20050602)

고래 - 천명관 作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이라면 한번쯤 읽어볼만하다. 언제나 그렇다. 적어도 내게 있어서는... 고래도 그런 이유로 보게되었고, 역시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 처음에는 좀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점차 소설속에 들어가서 몰입하게 만든다. - 회사에 일하다가 가끔 궁금해진다. 춘희에게 그 다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혹은, 금복은 지금 뭐하고 있을까? 그리고는 집에 돌아가서 얘들아.. 뭐하니? 하며 책을 들여다보고... 책을 읽는 동안은 그랬다. ^^ 굳이 심사평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 소설로는 좀 드문 느낌이다. 처음 만나는 느낌이라고 할까... 기존의 소설에 도움받은게 없다고 까지 말하는.. - 물론 이건 양면성이 있는 이야기이긴한데.. 뭐 그게 중요한건 아니고.. 참, 즐겁..

검은 꽃 - 김영하 作 (20050426)

검은꽃 - 김영하 作 오래전에 리뷰라는 계간지가 창간했을 무렵.. 그 잡지를 통해 처음 김영하의 소설을 봤던거 같다. - 리뷰를 통해 등단했다고 한다. - 그리고 아마도 다시 김영하가 쓴 소설은 볼일이 없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었는데.. 무료하게 집에서 빈둥대다가 우연히 집어들은 책이 검은 꽃이었고 옆에서 보고 계시던 아버지께서 한마디 거드셨다. 그거 좋다... 하지만 아버지와 나의 소설 취향은 좀 다른 경향이 있는 지라.. 그런데 언제부턴가 아버지께서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알고 계시긴 한거 같다. 일전에 폰타마라 라는 소설을 굳이 보라고 책상위에 놓고 가실때부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찌되었든... 내가 굳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거야 뻔한 이유겠지... 이전의 김영하 소설을 읽어봐야할까 라는 생각을..

목마와 숙녀 - 박인환 (20050113)

목마와 숙녀 - 박인환 - 한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나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그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갑웁게 부숴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작가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등대에......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 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

다다를 수 없는 나라 - 크리스토프 바타이유 作 (20040618)

다다를 수 없는 나라 - 크리스토프 바타이유 作, 문학동네 우연히 알게된 보석같은 소설. (무려 8개월만에 주인을 찾아온 생일 선물..^^ 고맙당..) 가장 최근에 끝낸 소설이기도 하고.. 예전 '달에 울다'라는 일본 소설을 볼때의 느낌과 흡사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두 소설의 공통점은 글씨가 별로 없다는거 말고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그럼에도 내게는 무엇인가 비슷한 이미지를 남겼는데.. 음.. 뭐랄까.. 아주 간결하게 쓰여진 책인데.. 문장하나하나.. 단락하나하나를 볼 때는 이 정도는 웬만한 작가는 다 쓸수있지 않을까 하는 단순한 생각을 하게 하는.. 근데 그게 그렇지 않다. 읽을수록 그 한줄이 결코 한줄이 아니라는걸 알게 된다는거다. - 물론 다른 작가들의 한줄이 보잘것없는 한줄이라는 말은 절대..

괜찮아 (20040528)

괜찮아 - 한강 - 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 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 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 아파서도 아니고 아무 이유도 없이 해질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버릴까봐 나는 두 팔로 껴안고 집 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 왜 그래. 왜 그래. 왜 그래. 내 눈물이 떨어져 아이의 눈물에 섞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말해봤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괜찮아. 괜찮아. 이제 괜찮아. 거짓말처럼 아이의 울음이 그치진 않았지만 누그러진 건 오히려 내 울음이었지만, 다만 우연의 일치였겠지만 며칠 뒤부터 아이는 저녁 울음을 멈췄다 서른 넘어서야 그렇게 알았다 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 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 괜찮아 왜 그래, 가..

뉴욕 3부작 - 폴 오스터 作 (20040526)

뉴욕 3부작(THE NEW YORK TRILOGY) - 폴 오스터 作 - 오랜 시간에 걸쳐서 본 '뉴욕 3부작'이 이제 끝났다.. 헥헥헥..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한권을 보는데 이렇게 오래걸린적도 없었던거 같다. 아무리 자투리 시간에서만 봤다고 하더라도 너무 오래 봤다. - 그래서 밀린 책이 너무 많다.. - 책에 대한 감정·생각보다도 이제 다른 책을 볼 수 있다는 - 사실 보겠다고 사다 놓은 책이 이미 몇권 있다. 사다놓고 펴지 못하는 안타까움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듯.. - 기쁨이 더 먼저 였다. 그렇다고 해서 폴오스터의 소설이 재미없을리 없다~~ 당연 보는 동안은 흥미진진... 그.러.나. 아.. 저거 해야하는데.. 혹은, 덴장.. 검토해봐야하는 서류가 있지.. 하며 자꾸만 뒤로 미..

고도를 기다리며 - 사무엘 베케트 作 (20040410)

고도를 기다리며 - 사무엘 베케트 作 고도를 기다리며를 이야기할때면 부조리극이 어쩌구저쩌구... 하며 매우 어려운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근데 그런 어려운 이야기를 하기엔 별로 아는 바가 없어서... 단순 감상 몇마디.. 고도를 기다리며를 처음 만난건 한 5년전이었던 걸로 기억된다. 연극을 통해서 처음 접할 법도 한데.. 난 텍스트로 고도를 만났다. 다른 이유없이 그냥 심심해서 집어든 책이 '고도를 기다리며'였다. - 시나리오나 희곡이 읽어보면 생각보다 재밌다. 또, 좋은 점..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는 점.. 공연이나 상영시간이 있으니 당연한 것이겠지만..^^ 처음 몇 페이지는 조금 낯선 느낌.. 점점 읽어내려갈수록 빠져드는.. 많은 평론가나 비평가들이 고도를 기다리며에 대해 여러가지 ..

불멸 - 밀란쿤데라作 (20040328)

불멸 (밀란쿤데라作, 청년사) 이 책을 본건 내가 군대에 있을 때였다. 어느 정도 일도 익숙해지고 해서 매일 반복되는 업무(?)가 조금씩 지루하게 느껴지기 시작하던 때였다. 책을 읽기 시작한 후로 일도 대충 도망다니면서 책을 봤던 기억이 있다. 요즘엔 이런 일이 가끔있는 일이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일상생활을 접고 - 푸하하...표현이 영~~ 이상하다... - 책을 보는 경우는 없었다. 나의 책읽는 습관을 바꾸게 한... 뿐만아니라 내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에도 많은 영향을 준 책이라고 해도 좋을듯하다. - 이런 책은 숨겨놓고 몰래몰래 봐야하는건데... ㅋㅋㅋ - 내가 자주가는 인터넷 서점의 책소개를 보면 난해하다는 둥.. 복잡하다는 둥.. 하는 소개가 있으나 그리 난해하거나 복잡한 책은 아니다. - 아닐거..

바베트의 만찬 - 이자크 디네센作 (20040313)

바베트의 만찬 - 이자크 디네센 作, 문학동네 아침 출근길에 평소에 듣지 않던 라디오를 틀었다. 그 라디오를 통해 소개 받게 된 이자크 디네센. 바베트의 만찬은 오래전 아카데미 시상식을 통해 제목이 익숙한 책이었다. 더불어 이자크 디네센이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실제 인물이라고 하니 더 친숙한 느낌이라고 할까... 나이를 먹을 수록 "아웃 오브 아프리카"는 새로운 느낌이다. 이런 영화들이 가끔 있다. 어렸을 때는 그 영화의 매력을 모르던.. (이럴때는 나이를 먹는것도 참 매력있는 일이라니까...흐흐..이렇게라고 생각을 해야 하지 않겠어..어짜피 먹는 나이...^^) 책과는 관련 없는 서론이 너무 길었다. 이자크 디네센에 대해 전혀 사전 지식이 없는 상태로 대한 책은 매우 흥미진진했다. 책을 선택하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