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1 240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 김지운 감독 (2008.07.30)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 김지운 감독 촬영 때부터 참 말도 많고, 기대도 많았던 영화였다. 실은 영화는 개봉한 다음 날 봤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이제서야 끄적끄적.. 개봉한 날 봤나? 기억이.. 뭐.. 중요한 건 아니니.. 사랑이 뭔지 알려면 허진호 감독의 영화를 보면 되고, 스타일리쉬한 영상이 뭔지를 알려면 김지운 감독의 영화를 보면된다. 스타일리쉬한 영상은 박찬욱을 비롯한 몇몇 감독도 보여주기는 하지만 한없이 폼잡기에는 반대편에 놓을 만한 감독이 거의 없지 않을까 싶다. 굳이 반대편에 놓자고 하면, 류승완 감독정도가 있을까.. 조금 느낌이 다르긴한데... 암튼.. 이번 영화에서도 여전히 그 가공할 폼잡기는 빛을 발한다. 뭐, 폼을 잡지 않고 그냥 찍어만 놔도 폼나는 배우들이 나오는데 거기에 ..

브로큰 잉글리쉬(Broken English) - 조 카사베티스 감독 (2008.07.06)

브로큰 잉글리쉬(Broken English) - 조 카사베티스 감독 나이먹은 사람의 고군분투 연애기. 하지만 나이먹은 사람들만을 위한 영화는 아니다. 사랑이나 인생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본 경험이 있다면 이 영화를 즐기기에는 충분할 듯하다. 노라는 아쉬울 것 없는 커리우먼이다. 무엇이든 그렇지만 조건이나 눈에 보이는 배경이 그 사람의 삶의 만족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역시, 노라는 무엇인가 부족한 자신의 삶에 대한 권태로 몸부림친다. 특히 사랑의 부재가 그의 삶을 힘들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다. 그렇지만 사랑이란 노력한다고 찾아오는 것이 아닌 것. 홀로 할 수 없는 모든 일은 그렇다. 나만 원한다고 할 수 없다. 혼자서 하는 일조차 원한다고 해도 다 못하는 것을 생각하면, 마음먹은대로 살수있다고 하..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 마크 로렌스 감독 (2008.06.28)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 마크 로렌스 감독 로맨틱 코미디영화가 아직도 유효한 걸까... 상업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예전과 같은 흥미는 없지만 잘 만들어진 로맨틱 코미디는 여전히 시간보내기용으로 좋다. 이 영화도 그렇게 크게 재밌다거나 흥미진진하지는 않지만 꽤 짜임새있게 만들어졌다. 무엇보다 제목에서 보여지 듯 음악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로맨틱 코미디가 익숙한 세대가 젊은 시절에 즐기던 음악을 작정하고 차용해여 사용한다. 내 중학교 시절을 함께 했던 그룹들의 이름을 듣는 것도 나름 재미난 장치였다. 마치 진짜 그 당시에 활동하던 팀인것 마냥... - 첫 도입부의 뮤직비디오에서부터 Wham을 연상시키더니, 딱 Wham과 함께 활동하던 팀들을 거론한다. 물론 Wham은 거론하지 않고...^^ ..

밀리언달러 베이비 -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2008.05.02)

밀리언달러 베이비 -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볼때면 세상은 공평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말에 분명 예외는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천재의 분위기가 나는 사람은 아니지만 연기면 연기, 연출, 음악 등 모두 수준 이상이다. 그것이 오랜 세월 고군분투로 얻어진 것이기에 더욱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고군분투한다고 모두 저 경지에 올라가는 것도 아니지않나.. 뭐, 말하면 할수록, 생각하면 할수록 참 훌륭하다. 권투를 하기에는 이젠 너무 늙었다는 사람과 더 늙기 전에 해야겠다는 사람의 이야기. 이 한 줄로도 역시 클린트 이스트우드야.. 라고 생각하기에 충분하다. 저 이야기를 나이 먹은 노배우이자 노감독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찍어낸다는 것이.. 그였으니 저런 이야기를 하려고 했겠지...

Happy Together - 왕가위감독 (2008.04.09)

부에노스아이레스 해피투게더 (春光乍洩) - 왕가위 감독 왕가위감독의 영화중에서 가장 다시 보고 싶던 영화였다. 극장에서 필름을 통해 봤음에도 불구하고, 내 기억속에서는 알 수 없는 미련같은 것이 남아있던 영화다. 그것은 무엇때문이었을까... 아휘(양조위)와 보영(장국영)이 서로 가지고 있던 미련에 전염되었던 것일까.. 그 두 사람의 이야기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탱고씬이라고 했던 그 장면도 아직 더 슬픈 탱고씬이 없었고...^^ 둘이 같이 나오는 화면보다 혼자서 나오는 화면에서 서로의 감정이 더 살아나던 것도 여전했다. - 사랑이란 것이 둘이 하는 것 같지만 결국 혼자의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든다. 주고 받는 것이 당연한 듯 생각되지만 결국 주는 것도 개인의 문제요, 받..

아비정전 - 왕가위 감독 (2008.04.03)

아비정전 - 왕가위 감독 영화 : 연속촬영으로 기록한 필름상의 화상을 스크린에 투영, 움직임있는 영상을 보여주는 장치 및 그렇게 만든 작품. 아비정전을 언제 본 것이 처음이었을까.. 기억은 정확히 나지 않는다. 단지, 열혈남아를 비디오로 봤던 어떤 날, 그 다음 주 정도에 아비정전을 봤던 것 같다는 기억뿐... 지금껏 서너번 봤을까.. 하지만 영화로 보기는 처음이다. 영화의 정의를 가지고 그것이 영화냐 아니냐를 놓고 논쟁을 벌이면 그건 좀 피곤한 일이다. 답이 나올 문제도 아니고.. 그래도 아직 디지털 상영을 하는 상영관은 가지 않는 습관이 남아있긴하다... 이건 참 청개구리 같은 습성이기도 한데, 오래된 카메라를 들고 술 마실 돈 아껴 필름사서 사진을 찍곤했는데... 디지털 카메라 나온 이후로 사진 끊..

잠수종과 나비 - 줄리앙 슈나벨 감독 (2008.04.02)

잠수종과 나비 The Diving Bell & The Butterfly - 줄리앙 슈나벨 감독 '엘르' 편집장이던 보비.. 갑작스런(?) - 무슨 일이던 그렇게 오는 법.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 감금증후군으로 온몸이 마비된다. 오직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왼쪽 눈. 사람이 머리가 살아있다면 눈 하나로 할 수 있는 얼마나 많은 지 새삼 깨닫게 된다. 허나, 머리가 살아있다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우리나라에서라면 이런 삶을 산다는 건 불가능이라고 봐야겠다. - 그런데 의료보험도 민영화를 하겠다고 하니... 현재로도 불가능이니... 상관없지 않냐고 하면 할말 없고... 아.. 짜증나네. 왜 이걸 쓰다가도 이런 생각을 해야하는거야.. 별 미친 것들과 같이 살다보니... 누군가 진짜 희망은 절망 저..

밤과낮 - 홍상수 감독 (2008.03.23)

밤과낮 (Night and Day) - 홍상수 감독 홍상수 감독의 신작. 요즘은 영화관련 잡지나 주간지를 보지 않아서 홍상수 감독이 영화를 만드는지, 어디서 뭘 하는지 모르고 있다가 칸 영화제 경쟁부분에 초청됐다는 소식을 듣고서 홍감독이 영화를 만들었다는 걸 알았다. 뭐,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좀 달라지긴 했다는. 역시나 홍상수고.. 역시나 사람들이란.. 여전히 홍상수는 날카롭게 사람을 웃기고, 역시나 극장에서 키득키득 웃어대는 사람은 몇 없다. 그래서 또 혼자 큭큭대다 민망한 상황이 되는... 박모군을 데리고 갔어야 미친 넘 취급받지 않는 건데... 안 웃기나.. 왜 안 웃지.. 영화 속 대사처럼 이 정도면 '꼴통'인건가..^^ 뭐, 꼴통인들 어떠랴.. 나오는 모든 인물이 예술가(?)가 인지라 다..

마이블루베리나이츠 - 왕가위감독 (2008.03.20)

마이블루베리나이츠(MyBlueberryNights) - 왕가위 감독 왕가위는 어디쯤 가고 있을까? 왕가위 영화를 본 이후라면 언제나 가장 처음 떠오르는 궁금증이다. 이 사람은 대체 어디쯤 있는지 모르겠다. 손에 잡히는 것 같기도 한데.. 막장 손을 펴보면 거기 없다. 근래의 작품들에서 아주 느린 화면, 그로 인해 화면 사이로 흐르는 감정으로 숨이 막히던.. 그런 것을 이번에도 보여줄 것인지.. 아니면 이번엔 또다른 변신이될지.. 궁금했다. 일단 왕가위의 첫 영어 작품이라는 것에서 무엇인가 변화는 있지 않겠느냐는 게 지배적인 생각이었지만... 얼핏 뉴욕삼림..^^ 이라고나 할까.. 그렇다고 중경삼림의 재탕이란 말은 아니다. 화면에서 나오는 느낌도 그렇고, 연기 경험이 없는 가수를 주인공으로 기용한 우연까지..

M - 두번째이야기 (2008.01.20)

M - 이명세감독 (두번째 이야기) 1. 기억 금기라는 것은 그 시대에 한 한다는 전제가 있는 것일까? 예로 이것 저것 하지 말라는 금기를 넘어서곤 하는 사람들은 인구에 회자되기 마련이다. 그것이 어떤 의미이든 간에... 영화에서는 이런 금기가 있다. 왼쪽으로 움직인 카메라가 다시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혹은 그 반대로 오른쪽으로 움직인 카메라가 왼쪽으로 다시 훑으며 가는 것. 금기라고 한다. 사실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굳이 한번 지나간 자리를 다시 돌아와보여주는 게 그리 효율적이지는 않을게 당연하다. M은 이연희가 커피숍에서 강동원을 바라보는 장면에서(거의 첫 장면이었던 거 같은데..) 수차례 좌우로 카메라를 움직인다. 물론 테이크가 하나는 아니지만 하나인 것처럼 봐줬으면 하면서 하지 말라는 짓을 한다...